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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차 웹 프론트엔드 개발자의 2021년 회고Etc 2022. 1. 31. 22:04
정말 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쓰려니까 어색하다. 글도 자꾸 쓸 버릇을 해야 잘 써지는데 간만에 쓰려니 손부터 굳은 느낌이다. 왜 그 동안 아무런 소식이 없었냐면 회사 일이 많이 바쁘기도 했지만 결국 내 성향에서 기인한 것 같다. 블로그 글을 올릴 때 너무 퀄리티가 떨어지는 글을 올리고 싶지 않아서 오랜 시간을 소모하는 편인데, 너무 긴 시간을 들이는게 엄두가 안나서 아예 시작을 안하게 되었다고 할까?
부트캠프에서 수강생 멘토링을 가끔 하고 있는데 나랑 비슷한 성향의 사람들이 은근히 많이 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런 성향은 흔히 “완벽주의”라는 단어로 지칭된다. 어떤 일을 할 때 내가 원하는 정도의 퀄리티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스스로에게 굉장히 엄격한 기준을 두고 일을 시작하는데, 그 과정에서 시간과 노력을 아주 많이 쓰는 편이다. 그래서 일의 결과물에는 만족하는 편이지만 문제는 일을 하는 동안 너무 에너지가 많이 소모되기 때문에 시작하기도 전에 피해버릴 때가 있다는 점이다.
이런 부분을 극복하기 위해서 내가 제일 많이 하고 있는 일은 스스로를 너무 몰아 붙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특히 어떤 목표를 잡을 때 목표치를 아주 작게 잡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치를 최대한 작게 가져가는 대신 가능하면 꾸준히 하려고 노력한다. 누군가는 꿈은 크게 가져야한다고 할 수도 있다. 맞는 말이지만 당장의 목표를 너무 크고 원대하게 지정하면 뭐부터 해야할 지 감이 안오고 더럭 겁부터 나게 된다. 그래서 일단 스스로의 욕심을 내려놓고 작은 목표를 끝까지 달성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하여튼 서론이 주절 주절 길었는데... 오늘의 글은 짧더라도 뭐라도 글을 써보자는 작고 소박한 새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글이다. 새해를 맞아 지난 2021년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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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조율하기
올 해 하반기에 특히나 무지막지하게 회사 일이 바빴다. 마치 테트리스 블록이 쌓이듯이 일감이 쌓이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를 쳐내면 하나가 쌓이고 정말 공장 컨베이어 벨트 돌리듯이 실험들이 진행되었다. 이렇게 일이 잔뜩 쌓여있고 빨리 개발해 달라고 재촉이 오면 초조해져서 시간 관리하기가 어려운데 이럴수록 더더욱 냉정하게 일정을 정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를 과대 평가하지 않는 것이다. 내가 며칠 풀로 야근을 하더라도 예기치 못한 다른 일들이 중간에 끼어들어서 내 개발 시간을 빼앗아갈 수 있으므로 모든 일정은 최악의 상황을 고려해서 정해야 한다. 항상 최상의 컨디션으로 하루 8시간 이상 풀로 개발했을 때를 가정해서 일정을 잡으면 안된다는 뜻이다. 만약 일정을 내가 컨트롤할 수 없다면 개발 스펙을 조정해야 한다. 작은 단위로 나눠서 우선 순위가 낮은 것들을 스펙 아웃시키는 것이다.
올 해 잘했다고 생각하는 점은 개발 마일스톤을 정할 때 최대한 내가 해야 하는 작업을 사전에 세밀하게 나누고 시작했다는 점이다. 잘게 task를 쪼갤 수록 각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고, 우선 순위를 정하기 수월해진다. 개발 작업을 하기 전에 잘게 쪼개놓은 작업들을 JIRA 티켓으로 미리 만들어두고 정리해두면 개발할 때도 보다 가시성있게 개발을 할 수 있게 된다.
성공적인 두 개의 스터디
2021년에 새로 시작한 두 개의 스터디를 올 한해 꾸준히 잘 유지하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하다.
첫 번째 스터디는 1월부터 4명의 스터디 멤버와 하고 있는 영어 번역 스터디이다. 영어로 된 좋은 개발 블로그 글을 꾸준히 번역하고 공유하는 스터디인데, 영어와 좀 더 친숙해지고 좋은 개발 블로그 글도 많이 읽는 1석 2조의 효과를 누려보자는 취지로 만들게 되었다. 스터디는 성공적으로 잘 안착해서 1월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중간에 흐지부지되지 않고 1년 동안 잘 될 수 있었던 이유는 목표를 작게 가져간 것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2주에 한 번 이상, 한 번 할 때 5줄 이상 번역하는 것이 최소한의 목표치이다. 소박하게 운영하다보니 회사 다니면서도 부담 없이 스터디에 참여할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기한을 어기면 벌금 3만원이 차감된다는 무시무시한 벌금 정책도 한몫했다. 후후
두 번째 스터디는 알고리즘 스터디인데 바닐라코딩 부트캠프 수료생 분들과 모여서 하고 있고, 회사에서도 동료 몇 명과 같이 하고 있다. 이 스터디 덕분에 알고리즘 문제 풀기와 담 쌓고 지내던 내가 일주일에 1개~3개의 알고리즘 문제를 꼬박 꼬박 풀고 있다. 방금 몇 개 풀었는지 한 번 세봤는데 스터디 덕분에 올 해 60개의 문제를 풀었다. 문제를 푸는 것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어떤 방식으로 푸는지 꾸준히 보고 설명 듣는 것이 정말 크게 도움이 되었다. 2022년에도 꾸준히 참여하고 싶은 스터디이다.
🏃♀️ Stop, Start
불편한 것을 그냥 지나치지 않기
회사에서 업무를 하면서 좋은 동료들에게서 배울 점이 정말 많다고 느낀다. 그들이 하는 멋진 일들을 보면서 “저 사람은 저렇게 할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를 많이 생각하곤 하는데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 것들이 다 “불편함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것”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무슨 말이냐면 예를 들어서 JIRA 티켓을 만들 때 티켓에 Sprint와 Assignee 항목을 매 번 기입해야만 한다고 해보자. 이 부분이 상당히 귀찮은 일이었는데 아무 생각없이 매 번 티켓을 생성하고 수동으로 입력을 해왔다고 생각해보자. 그런데 누군가가 Automation 기능으로 티켓이 생성되면 자동으로 Sprint와 Assignee가 현재의 Active sprint와 티켓 생성자로 입력되도록 설정을 해놓는 것이다. 이 사소한 작업 하나로 팀원 모두의 생산성이 높아질 수 있었다. 즉, “귀찮고 성가신 일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고 어떻게 해서든 해결해보려고 하는 노력”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는 것을 느꼈다.
그 이후로 나도 업무 도중에 발생하는 여러 불편함, 그리고 내가 개발한 프로덕트를 사용해보면서 느끼는 사소한 불편함을 그냥 지나치지 않으려고 노력하기 시작했다. 최근에 내가 만든 화면을 사용하다가 탭을 일일이 클릭하면서 화면을 보는게 너무 불편해서 스와이프로 넘기도록 UX를 개선한 사례가 있는데 이런 작은 노력들을 더 많이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자
올 해의 목표는 뭐라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해보는 것이다. 사실 사이드 프로젝트는 모든 개발자의 로망이 아닐까?
회사에서 개발하는 프로덕트에는 도입하지 못하는, 그러나 해보고 싶은 여러가지 신기하고 재밌는 것들을 사용해서 만들어보고 싶다. 이건 올 해는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벌써 예전에 같은 부트캠프 기수였던 분들 몇 명을 꼬셔서 사이드 프로젝트 모임을 시작했다. 부디 잘 마무리 되어서 2022년 회고 때 Continue 항목에 사이드 프로젝트를 언급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거 많고도 사실 회고 포인트는 많지만 그러면 글이 너무 장황하게 길어질테고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지칠테니 이만 글을 마치려고 한다.
마지막으로 나 자신에게 2021년 한 해 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고 해주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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